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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쟁력의 강화위한 기초과학의 방향은?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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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심으로 돌아가자.’ - 상당히 유명한 어구다. 일을 진행하는데 그 목표를 제대로 이루지 못 하거나 열정이 식었다면 처음 시작할 때로 돌아가는 것은 상당히 현명한 방법이다. 일의 능률이 오르지 않거나 슬럼프를 겪고 있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 마음을 다잡는 것은, 달리 말해 그 만큼 첫 시작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 수 있다. 때로는 첫 시작이 자신의 거울이자 본보기로 보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유명한 어구는 과학계에서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과학의 초심은 무엇인가? 발전에 있어 그것은 응용과학과 반대 되는 개념을 가진 기초과학이다. 과학벨트와 과학기술 R&D, 특히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투자와 같은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신라호텔에서 열린 서울포럼 2011에서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국내 과학계의 비전에서 통찰력 있는 의견들이 오갔다. 미디어 다음에 연재형태로 글이 기고되었을 정도니 말이다. 그와 관련하여 오늘은 기초과학의 중요성에 대한 기사를 하나 소개해보려 한다. (출처 : 서울경제)


마카로브 이사장은 산학연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인내와 끈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카로브 이사장은 "산학연 협력모델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중간에 실패하고 마는 것은 서로 이해관계가 상이하기 때문"이라며 "단기적인 성과물에만 집착하면 필연적으로 갈등과 마찰이 빚어지는 만큼 장기적인 안목에서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인들에게 딱딱하고 어려운 학문으로 여겨지는 과학이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조기교육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마카로브 이사장은 "과학은 흥미롭고 재미있다는 사실을 어린 학생들에게 일깨워줘야 하고 이는 학교교육을 통해 가능하다"면서 "교육시스템도 과학 친화적인 방향으로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의 대목을 간추려 보자면, 과학기술의 R&D 및 투자도 중요하나, 당장 중요한 문제보다 본질적인 것부터 해결하는 게 옳은 방향임을 내세우고 있다. 그리고 과학계에서 본질적인 것은 기초과학의 투자라고 하였다. 또한 이전에 블로그에서 줄기세포 R&D의 방향에서도 다루었듯이 무엇보다 단기적인 성과물에 대한 집착은 버려야 할 것임을 이번 서울포럼에서도 언급하였다. 그런데 기사의 마지막 내용을 보면, 과학 친화적인 시스템에 대해 자칫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부분은 내가 예전에 작성한 ‘수학, 배워서 아무 데도 쓰지 못할 학문인가?’ 의 포스트를 생각나게 한다. 영국이 수학에 대한 비중을 줄여 우리나라의 안타까운 모습을 그려보았는데 뜻 밖에도 다음과 같은 내용이 담긴 댓글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내게 수학의 중요성과 포스트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 ‘그렇다면 수학은 어떻게 일반인이 쉽게 접할 수 있을까?’라는 뼈 있는 질문을 던졌다. 포스트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을 정확하게 명중하였던 셈이다.

나는 그에게 짤막하게 대답을 하였다. 수학의 정석, 미분과 적분과 같은 참고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책이 아닌 학생들을 위한 책이라고 설명하였다. 일반인이 수학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장벽을 없애기 위해서는 결코 참고서가 답이 아니다. 나는 참고서 대신 실생활에서도 자주 쓰이는 법칙이나 수학의 특징을 잘 살린 수학 평론과 칼럼을 구독하라고 하였다. 머리 아프고 수식이 어지럽게 나열된 수학이 아닌 글로서 수학을 해석하는 칼럼이야 말로 일반인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방향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달리 생각해보면 흥미 없이 강제로 배웠던 수학을 글로 다시 접한다는 게 상당히 아이니컬하다. 그도 그럴 것이 수학에 흥미를 가지려 한다 해도 정해진 커리큘럼 내에서만 딱딱하게 진행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기존의 발상을 뒤엎고 칼럼을 접한다고 하여도 앞뒤가 맞지 않음은 분명해 보인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을 더 도출할 수 있게 된다. 지금과 같은 교육 방식이 아닌 흥미를 가질 수 있는 교육으로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와 관련하여 인도의 수학교육 방식에 대해 짤막하게나마 요약을 해보겠다.

우리나라의 고등학생이 가로, 세로, 높이를 곱하여 부피를 계산할 때, 인도의 고등학생은 직접 원통에 물을 담아 원통의 부피를 직접 측정한다. 또한 삼각비를 이용하여 높이를 구할 때 인도에서는 그림자의 길이를 직접 측정한다. 인도의 학생들에게는 인도만의 교육방식이 곧 수학 실험이 되는 셈이다. 교실 안에서도 문제풀이와 계산보다는 실험시간에도 그랬듯이 원리와 개념에 대해 탐구를 하고, 무엇보다 학생이 교육의 주체라는 점이다.




결국에는 교육방식의 차이로부터 두 나라 사이에는 수학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였다. 인도에서는 흥미 있는 과목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어렵고 골치 아픈 학문일 뿐이다. 수학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따로 수학 칼럼을 통해 학문에 다시 흥미를 가진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자연스레 수학에 무관심하다보니 영국의 수학에 대한 투자 비중을 줄인 것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수학과 관련된 어떠한 연구에도 지원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수학이 푸대접을 받고 있는데 하물며 기초과학이라고 더하겠는가. 수학과 마찬가지로 기초과학에 어떠한 투자도 없이 과학은 그저 암기과목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연쇄적으로 과학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그럴 동기조차 없다면 재미없는 과목으로 전락해버리고 만다. 자연스레 이공계열의 기피현상으로 문제점은 이루어진다. 그럼에도 여태까지 이공계 인력의 양성을 주장하면서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2010년, 당시에도 서울포럼과 비슷한 포럼이 있었다.



국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과목으로 과학은 잠시나마 모두의 관심거리가 되었다. 그렇다면 과학이 수학처럼 재미없는 과목이 아닌 재미있는 과목으로 모두에게 쉽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잡아야 할까? 또 지금부터라도 과학이라는 과목에 흥미를 붙이기 위해서는 어떤 사람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할까? 또한 어째서 기초과학의 투자가 혁신과 창의성을 주도한다고 하였을까? 이것에 대해 눈여겨봐야 할 때이다.

과목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서는 인도의 교육방법과 같은 STS 교육방식을 전면 검토해봐야 한다. STS 교육이 창의성을 발굴해낸다는 말이 거짓으로 들릴지 모르나 최소한 틀에 박힌 교육보다 원하는 것을 탐구하는 교육방식으로 이들에게 창의적인 비전이 조금 더 열렸다는 사실 만큼은 부정할 수 없다. 이를 위해서는 기초과학과 교육방식에 대한 투자가 중요하고 필요함을 깨달아야 한다.




그리고 아직 준비되지 않은 한국을 위해 절실히 도와줄 사람이 필요하다. 바로 블로거나 기자들의 몫이다. 황금비율, 머피의 법칙과 같은 재미있는 수학의 특징들을 칼럼으로 담아내듯이, 주위에서 쉽게 알 수 있는 과학적인 내용들을 칼럼을 통해 언급함으로써 인식의 개선을 이들이 도맡아야 한다. 수학이나 과학에 관심을 가지려는 사람들에게 이들이 길잡이 역할을 해주어 기초과학의 방향과 그 취지를 잘 살려주는 보조적인 역할을 분담해야한다.

전에 나는 수학과 관련된 포스트를 기재하면서 결론에 다음과 같이 언급한 적이 있었다. IT와 BT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정부의 취지를 잘 살려 이공계열의 거름이 되는 수학이라는 과목에 대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적이 있었다. 과학 또한 마찬가지이다.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는 과목으로 정부에서는 과학을 꼽았으나 정작 과학은 수학과 같은 모습이었다. 이번 포럼에 나의 견해를 더하여 기초과학의 투자와 그 방향을 제시하였다. 이참에 정부는OS개발과 줄기세포 R&D 투자에 앞서 그 뿌리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검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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