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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OS 개발 추진, 방향이 틀린 이유는?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1.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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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도 닌텐도와 비슷한 명텐도가 만들어 질 뻔하였다. “우리는 왜 이런 거 못 만드나?” 라는 의문을 품어 명텐도를 만들자고 두 팔 까지 걷어붙였으며, 담당 부처에서는 명텐도의 육성방안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가 분주하게 움직였음에도 불구하고 닌텐도와 비슷한 기기도 만들지 못하였다. 이렇듯 정부가 IT를 주도한다 하여 그에 맞는 대가가 벽돌 찍어내듯 나오는 것은 아니다.



급변하는 IT에서 우리나라 정부도 낌새를 알아차린 것일까, 구글과 HP의 변화가 너무 커서 그런지는 몰라도 정부 또한 독자적인 OS의 중요성을 안 것 같다. 명텐도의 굴욕을 이번 기회에 씻어버리겠다는 듯, 이번에는 안드로이드처럼 개방형 OS로 전세계 모바일 IT를 주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으나, 개략적인 방안을 내놓아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출처 : 바로가기)


정부가 국가 차원의 운영체제(OS) 개발에 나서기로 한 것은 최근 급변하는 글로벌 정보기술(IT) 환경 속에서 독자 OS는 없이는 'IT 코리아'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IT산업의 경쟁력 강화라는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정부 주도의 OS 개발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부가 개방형 국가 OS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22일 삼성전자는 일단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ㆍ윈도폰ㆍ바다 등 OS시장에서 다변화 전략을 표방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SW) 기술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어떤 식으로든 개발 작업에 참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전자와 팬택 등도 일단 이번 소식을 반기는 분위기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통보 받지 못했지만 일단 전반적인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개방형 OS가 개발되면 향후 모바일 OS시장에서 한국의 주도권이 한층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이 같은 발언은 마치 명텐도를 만들 때와 비슷해 보인다. “우리는 왜 이런 거 못 만드나?”의 접근법으로, 이번에는 “구글 - 애플이 각각 안드로이드와 iOS를 가지고 있는데, 왜 우리는 그렇지 않은가?” 라는 식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이 같은 결정을 했다는 것은 잘 다듬어진 기반에서 소프트웨어의 활용이 그 만큼 중요함을 인지한 것 같다. 타 글로벌 IT를 보아도 심상치 않은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움직임은 좋다. 그래서 닌텐도와 비슷한 명텐도를 만들 시도를 하기도 하였고 이번에는 제 2 의 안드로이드를 만들겠다고 앞서는 모습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난날처럼 열심히 일만 수행하면 그에 대한 결과가 나올 것처럼 움직인다. 단지 잠깐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독자적이고 쓸 만한 소프트웨어를 만들려면 애플처럼 오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즉, 정부가 주도하려는 OS 프로젝트는 결코 단기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


그런데 정부가 거대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과연 성공할 지는 의문이다.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프로젝트인데 지금의 바다OS 수준에 머무른다면 실패하였다고 볼 수밖에는 없다. 제대로 된 OS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셈인데, 정부가 넘어야 할 장애물들이 너무나 많다. 그 중에 기업 간의 이해관계도 있겠지만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 필요가 있다. 여기서 차세대 OS를 주도하겠다는 정부는 틀린 방향을 제시하였는데, 그 이유를 알아보자.


가. 정부는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지 못하였다. 무작정 외국과의 차이로 소프트웨어의 유무만을 따진 것 같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와 OS의 경쟁력을 뒷받침하기 위해 필요한 요소가 분명히 있으나, 정부에서는 요소보다 OS을 먼저 생각한 것 같다. 소프트웨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절대적으로 필요한데, 국내에서는 인프라가 부족한 모습이다. 사실상 인과관계에 모순이 생기면서 과연 제대로 된 OS를 만들 수 있을지는 더욱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



나. 얼마 전에 “크롬북의 출현으로 변해야 하는 한국IT의 방향은?” 이라는 글에서도 짤막하게나마 이와 관련 된 글을 다루었고, 소프트웨어의 방향을 다음과 같이 제시하였다. - ‘소프트웨어의 인재를 양성하라.’ -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자세히 언급해야 할 필요가 있다. 삼성이나 LG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독자적인 OS를 충분히 가질 수 있다. 다만 안드로이드와 iOS는 달리 반쪽자리 OS에 불과하다.

즉, 소프트웨어의 인력이 많다고 하여 완성도 높은 OS가 뚝딱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의 예가 그와 같다. 안드로이드는 8명이 만들어낸 개방형 OS이다. 지금의 구글의 부사장으로 있는 앤디 루빈의 지시 하에 그들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iOS 또한 마찬가지이다. 수십 년에 걸친 연구로 그들만의 노하우를 만들었고 이것이 애플이 가진 소프트웨어의 경쟁력에 밑바탕이 되었다. OS를 만들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를 이끄는 루빈, 잡스와 같은 리더가 있었고 그 결과 리더만의 철학으로 완성도 높은 OS를 만들게 되었다. 인력이 많은 삼성에서 다년간 걸친 바다OS의 부진은 인력을 이끌 리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해관계를 떠나, 삼성과 LG같은 대기업이 뭉쳐 단번에 만들 수 있는 OS가 아니다.



다. 사실 정부가 주도하는 이번 프로젝트는 급한 모습임이 느껴진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인수한 마당에 구글이 등을 돌리면 어찌하랴.” 하는 식으로 서둘러 추진하자는 정부의 뜻인 것 같다. 삼성, LG와 같은 국내 대기업이 노키아처럼 몰락하게는 되지는 않을지 같은 우려에서 나온 급조 된 프로젝트로 보이기까지 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대해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는다. 정부는 대기업에 540억 원을 지원하여 3년 내에 완벽한 OS를 만들 수 있다고 호언장담한다. 그런데 이렇게 만들어진 OS가 안드로이드와 iOS 그 이상의 것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다년간에 걸친 노하우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기술력에 바탕이 되며, 한 번 만든 소프트웨어의 플랫폼에서 계속 진화하게 된다. 이것은 수동적으로 지시한다고 해서 단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IT는 너무나도 많이 변한다. 급변하는 IT는 마치 살인적인 모습과 비슷하다. 정부가 IT의 동향을 인식하고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데는 긍정적인 평가를 할 만 하다. 그러나 지난 명텐도처럼 이번에도 OS의 개발 시도에서 프로젝트가 끝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짧은 기간에 현실성이 부족한 프로젝트를 완수하려는 정부는 국민의 입장에서 그저 대기업에 돈 주기라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이런 정부의 시도는 좋았으나, 그 방향은 틀렸다. 본질보다 결과만을 생각하여 지나치게 앞서갔다는 생각도 적지 않게 든다. 과연 OS의 개발은 정부가 꼭 담당해야 할 몫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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