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Previous contents/For Columnist

PSP 라인업으로 소니를 파헤쳐보자면?(上)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2. 1. 15.
반응형

흔히 우리는 아이들에 대해 유심히 관찰을 하면 아이의 주변 환경에 대해서 대략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아이의 행동을 한 번만 보아서는 그 아이에 대하여 지레짐작 어떤 아이일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귀납적 사고방식에 의해 아이의 유년기, 소년기, 청년기를 관찰한다면 아이의 성향에 대해 잘 이해하였다고 볼 수 있다.


세대별로 나누어 귀납적 사고를 통해 아이에 대해 잘 알 수 있듯이 IT기기와 회사의 관계도 상당히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대중적인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이폰을 보면 애플이라는 회사에 대해 특징을 말할 수 있다. 물론 아이폰을 통해 애플 전체의 회사를 설명하는 데는 무리가 있으나 최소한 아이폰은 애플의 특수한 ‘성향’을 담아낸 스마트폰이기 때문에 아이폰에서 부각되는 특징으로 애플이라는 회사를 설명하기에는 충분하다.


이번 PSVita는 소니의 어떤 특징을 부각한 제품일까? 여기서 PSVita 이전의 PSP 시리즈에 대해서 자세히 알 필요가 있다. PS 시리즈 게임기는 PSP-100X, PSP-200X, PSP-300X, PSP-N100X, PSVita 총 5개의 라인업으로 나뉘어져 있다.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편의상 각각 1세대, 2세대, 3세대, 4세대 그리고 차세대 게임기로 분류하기로 하자.[1]


ⅰ) PSP 시리즈의 시작 ‘1세대’

소니는 1세대 PSP를 정식 발매하면서 PSP라는 게임기 속에 많은 의미를 담았다. 이전에 작성하였던 글 ‘소니 PSV가 성공하기위해 잡아야 할 것은?’에서 다루었듯이 소니는 IT업계의 혁신을 이끌어갈 무언가를 생각하였고, 그 생각을 직접 PSP라는 기기를 만듦으로 실현하고자 하였다. 늘 그랬듯이 소니는 독자적인 규격을 좋아하였고[2], 1세대 PSP 발매당시 소니는 ‘UMD'라는 광 매체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3]


1세대 PSP가 발매 된지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지금의 관점으로 UMD를 말하자면 결론적으로 실패한 소니의 독자적인 전략으로 전락하였으나 그 당시 상황으로 UMD를 보자면 분명히 의미 있는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1세대 PSP가 발매되기 전으로 이렇다 할 게임기는 존재하지 않았던 찰나에 조이스틱 UI를 가진 휴대용 게임기, 그리고 그에 걸맞은 게임시디[UMD]는 자체만으로도 참신한 존재였다.

사진출처 : http://bit.ly/x2w7b4


ⅱ) 품위와 매력을 갖춘 디자인의 ‘1세대’, 진화한 ‘2세대’를 만들다.

지금도 PSP를 보면 매력적인 디자인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꽤 여럿이 될 것이다. 하물며 스마트폰이 나타나기 전 시대라고 달랐을까, ‘1세대’ PSP가 발매 된지 시간이 흐른 후 소니는 ‘2세대’ PSP를 대중 앞에 선보였다. ‘1세대’의 품위 있는 UI를 그대로 이식해오는 한편, ‘2세대’는 사용자의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었다. 첫째로는 무게의 경량화이다. 휴대용 게임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자 ‘2세대’ PSP에서는 약 100g의 무게감량을 실현하였다. 장시간 사용하는데 사용자의 부담을 줄이는데 성공하였다. 이어서 둘째로는 시각적 피로를 줄이고자 LCD 패널의 진화를 꾀하였다. 셋째로는 ‘1세대’에서 실현하지 못한 조작키의 조작감을 ‘2세대’에서 같은 듯 다른 조작감을 제공하였다.

사진출처 : http://bit.ly/x4XUnc왼쪽에 UMD를 오른쪽 PSP에 삽입하는 사진


ⅲ) 성공적인 1세대, 2세대 PSP에 드리운 어두운 그림자

소니는 해킹과 많은 인연이 있다. 근래에도 대규모 해킹사건인 ‘PSN 사태’가 발발하였을 정도로 소니는 해킹에 대해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뜨거운 것에 덴 아이가 뜨거운 것을 두려워하는 것과도 비슷하다. 사실 소니의 해킹역사는 꽤 길다. PSP의 펌웨어가 리눅스를 기반으로 둔다는 점을 생각하면 시스템펌웨어의 취약점을 찾아 익스플로잇을 이용하거나, 배터리의 변형 및 메모리스틱의 논리포맷으로 사용자가 별 다른 어려움 없이 OS의 최고권한을 얻기도 하였다.[4] 겉으로는 ‘2세대’ PSP의 성공일지 모르나 실상 어두운 그림자가 그 손을 뻗치기 시작하였다. 유연성이 부족하였던 소니는 시스템 펌웨어의 취약점 및 익스플로잇이 발견되면 약점들을 보완하고 보다 강경하게 대응하였다.[5]


그러나 소니는 이미 1세대, 2세대 PSP가 완전히 해킹되었다는 사실에 대해 패닉에 빠진 것인지, 취약점 보완 이외에는 이렇다 할 묘수를 생각하지 못하고 ‘땜빵식’ 일회성 대응만을 하였다.

사진출처 : http://bit.ly/yFUIcV위에 보이는 PSP는 각각 '2세대', '3세대'이다.


ⅳ) 소니의 우직함이 만들어낸 ‘3세대’ PSP

소니는 PSP의 해킹은 소니가 선보였던 UMD의 위치를 흔들 수 있는 위협적인 존재로 생각하였다. UMD로 광 매체의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소니는 익스플로잇과 해킹에 대해 심한 경계를 할 수밖에 없었고 이는 소니를 강경하면서도 우직하게 만들었다.

어느덧 라인업의 업데이트 시기가 다가오고 소니는 ‘3세대’ PSP를 발매하였다. ‘3세대’에서는 소니의 우직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3세대’ PSP에서는 일반 사용자들이 쉽게 최고권한을 얻지 못하도록 시스템 보안을 강화하였으나, 정작 소비자의 시선으로는 한 세대가 바뀌면서 진화한 퍼포먼스는 온데간데없었으며 미묘한 변화만을 주었을 뿐이다.[6] 소니에 대한 환상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3세대 신규 라인업 업데이트는 곧 실망감으로 바뀌어 버렸고 07년도까지 누려왔던 소니의 흑자사업은 적자로 바뀌게 되었다.[7]


휴대용 게임부문에서 호조를 이루었던 소니로써는 당황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엄밀히 말하자면 당연한 수순을 밟은 것이다. 이미 아이폰3의 발매로 애플의 지평을 넓히기 시작하였고, 단순히 애플의 세력 확장이 주된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외에도 1세대 및 2세대 PSP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3세대 PSP를 꼭 구매해야 하는 동기부여를 하지 못하였다. ‘3세대’ PSP는 이용자들에게 자유를 구속하는 기기로 전(前)세대의 흥행을 이끌지 못하였다. 강경하면서도 우직함이 낳은 씁쓸한 결과였다.

사진출처 : http://bit.ly/yhjfdS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였듯이 소니는 PSP 시리즈의 재기의 기회를 노리고 기존 UI를 깬 새로운 ‘4세대’ PSP ‘go'에 도전하였다. 스마트폰의 출현으로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1위를 지키던 소니의 고지점 위치가 위태하자 소니는 'go'의 출격과 동시에 애플스토어와 비슷한 개념인 PSN의 활성화를 마음먹기로 하였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go'는 발매 후 비교적 짧은 시간 내에 생산중단이라는 쓰라린 선택을 한다. (上)편에서는 과거의 PSP 라인업에서 보는 소니의 특성이었다면, (下)편에서는 '4세대' PSP의 실패원인과 그 외의 것에 대해서 분석하고 다시 한 번 PSVita로 도약 및 재기의 기회를 노리는 소니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시해보도록 하자.



[1] 글의 전개를 위해 편의상으로 세대별로 분류

[2] 소니의 독자적인 규격은 타사와 비교해봐도 전무후무하다. 대표적으로 '4세대' PSP는 같은 라인업의 제품이라고 하더라도 구형모델에서 사용하였던 메모리스틱 및 UMD가 신형모델과는 호환이 되지 않은 경우가 있었다.

[3] UMD가 처음 나올 당시에는 휴대용 게임기에 걸맞는 CD 크기로 환호를 받았으나 시스템 펌웨어가 해킹을 당하면서 UMD 대신 메모리스틱의 사용을 선호하게 되었다.

[4] PSP 포럼에서 전문적으로 다루는 내용이므로 짤막하게 요약하여 설명하였다.

[5] 대표적으로 미개봉 PSP 패키지를 구매하면 '기기의 OS를 임의대로 변경할 시 정식 A/S는 일체 불가'라는 붉은색 경고라벨이 붙어있다.

[6] 사실 '3세대' PSP에서는 다시 한 번 시각적인 만족감을 제공하려 노력하였다. 그러나 다양한 PSP 라인업과는 달리 멀티미디어의 기능(영상 포함)은 초창기 PSP와 거의 달라진 점이 없었다. 라인업의 업데이트를 통해 달라진 것은 화질개선에 그쳤다.

[7] http://jpnews.tistory.com/10103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