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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비 인하 정책과 소외되는 기성세대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1.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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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다. 주위를 둘러보면 여기저기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고, 스마트폰을 필수품으로 여기는 사람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한다고 하여도 그것이 연령별로 고르게, 골고루 사용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할 기회가 거의 없다. 가까운 대리점에 가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약정계약을 한다고 가정해보자. 35,000원의 청소년 요금제부터 시작하여 가장 값비싼 95,000원 요금제까지 다양한 상품을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요금제들은 정보화시대에서 물밀 듯 밀려오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집단을 대상으로 한 것이지, 기성세대나 장애인 층을 고려한 요금제는 아니다. 한 달 전에 이슈가 된 청각 장애인과 이동통신 요금을 한 사례로 들어보자. 요금제에 따라 무료통화가 일정량 지급이 되나 여기서 청각장애인은 무료통화의 혜택을 누리지 못한 채 요금제는 일반인과 똑같이 지불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으로 서명운동이 진행될 만큼 이동통신사에서도 해당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장애인에 대한 알맞은 정책이 하나 둘 검토되기 시작한다면 이번에는 노년층과 스마트폰에 대해서도 한 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ⅰ)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스마트폰은 어떤 휴대폰인가?

 기성세대에 있어 스마트폰의 존재는 최첨단기기로 인식된다. 넓은 화면에서 메신저를 즐기며 인터넷을 함으로 그들에게 있어 스마트폰은 피쳐폰과 전혀 다른 휴대폰으로 생각한다. 여기에는 기성세대만의 고정관념이 개입되어 스마트폰의 존재를 어렵게 생각한다. 넓은 화면의 스마트폰을 사용하기에 조작감이 익숙하지 않을뿐더러 핸드폰은 그저 통화와 문자를 사용하는 인식이 줄지 않아 기성세대와 스마트폰 사이의 거리는 괴리감이 적지 않다.


ⅱ) 기성세대를 위한 단말기는 어디에 있는가?

 휴대폰을 마련하려 해보면 매장 직원은 열에 아홉 스마트폰을 내놓는다. 정확히 말하면 직원들은 고객을 상대로 스마트폰을 제시할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이외의 피쳐폰을 선택한다고 하면 피쳐폰이 스마트폰의 값보다 더 비싸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듣게 된다. 보조금을 지원하는데 있어 스마트폰을 구매하는 사용자에게만 일정 할인혜택을 주고 피쳐폰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은 차별을 자연스레 받고 있다.


ⅲ)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아도 데이터 비용을 지불해야하는 불합리한 이동통신비

 피쳐폰을 사용하면서 문자와 통화 이외에 무선인터넷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 보통 요금을 10,000원에서 20,000원 가량으로 납부한다. 특별히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이동통신 비용에 부담을 가지지 않을 수 있다. 반면에 스마트폰 요금제는 어떤가? 3G의 경우만 따져보아도 최소한 45,000원의 요금을 부담해야한다. 인터넷의 사용유무에 관계없이 무료통화, 무료문자의 명분으로 통신사에서는 스마트폰 유저를 상대로 45,000원을 거두어 간다. 피쳐폰을 사용하는 대신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 마치 유선인터넷 요금을 매달 지불하는 것처럼 2만 원가량의 금액을 더 지불할 수밖에 없게 된다.


ⅳ) 스마트폰 열풍에 강압 받는 2G 고객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듯이 2G 고객은 구식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어 되레 통신사로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실례로 KT에서는 2G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이미 방통위에도 한번 알린 바 있다.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쓰지 않거나 쓰기 부담스럽다면 얼마든지 피쳐폰을 사용할 수 있고 010이 아닌 01X 같은 번호를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바꿀 이유가 없는 고객들은 2G 서비스의 이용자라는 이유만으로 보이지 않은 통신사의 눈치를 보고 있다.

 이동통신사에서 2G 서비스를 폐지하려는 이유는 말 그대로 돈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근래에 LTE 서비스를 적극 개시하면서 망 투자를 하고 있다. 3G 고객들의 무제한 요금제가 4G 투자비용에 사용되는 지금 2G 망을 폐지함으로 4G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 구식서비스를 이용한다고 하여 통신사에게 고객을 퇴출할 권한은 없다.


이동통신사의 정책과 소외되는 기성세대,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가?

 연내에 국내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2천만 명을 돌파하는 만큼 그 열풍은 뜨겁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여 모두가 스마트폰을 사용하라고 강요할 필요는 없다. 통신사에서 반듯이 정해져 있는 요금제의 정책은 피쳐폰을 사용하는 고객, 특히 기성세대를 소외하고 있다. 여기서 두 가지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ㄱ) 통신사의 마케팅 비용이 전부 스마트폰과 타블렛에 몰리는 괴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물론 그 가입자 수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 스마트폰과 타블렛의 판매에 집중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상대적으로 정보통신에서 소수의 자리를 점하는 사회적 약자를 외면하는 행동은 부당하다. 필요시 마케팅 비용을 일정 비율로 분할하여 피쳐폰을 구매하려는 고객에게도 일정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ㄴ) 모두가 스마트폰을 이용할 기회는 쉽게 주어져도 그 기회를 또한 거절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할 기회가 주어진다고 하여 그것이 강압으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 휴대폰을 휴대폰으로만 사용하는 사람들 중 기성세대에게는 휴대폰을 바꾸지 않고 피쳐폰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기회만 주어서는 안 된다. 피쳐폰보다는 어째서 스마트폰을 사용해야하는지, 스마트폰을 사용함으로 어떤 이점이 있는지, 피쳐폰보다 불편함은 없는지 이 점을 잘 설명해야한다. 물론 이들을 위한 특별한 스마트폰이 나오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가 아닌 스마트폰 제조업체에서 해야할 일이다. 스마트폰 사업이 저가경쟁시대로 돌입하면서 상대적으로 정보계의 약자를 배려할 스마트폰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는데, 그 다음은 이동통신사에서 통신비와 관련된 제 몫을 해야 할 차례가 올 것이다. 데이터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들에게는 데이터 비용을 감하므로 그들을 위한 요금제가 만들어져야 한다. 단순히 와이파이 존에서 통화 시 1천원 감면으로 이동통신비의 감면 정책을 펼치는 것이 아니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하는 윤리의식을 통신사에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해볼 때이다.


물론 근래에 청각장애인과 스마트폰을 소재로 아고라에서 서명운동이 진행되었듯이 이동통신사에서는 통화료를 감면하는 새로운 요금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1] 기왕 장애인을 대상으로 그들을 배려하는 요금제를 선보였다면 좋은 뜻을 거두지 말고 기성세대로 더 나아가길 바란다. 하다 못하면 안하는 것만 못하듯이 통신사에서도 이 점을 명시하고 약자를 배려하는 정책을 펴주었으면 한다. 아울러 스마트폰은 피쳐폰 사용자와 2G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에 압력을 가하는 도구가 아니란 점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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