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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병장 총기사고, 게임하고 관련 있는가?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4.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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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좋아하는 인용구가 하나 있다. 연의에 나오는 한 대목인데, 조조가 식량을 아끼기 위해 금주령을 내리며술은 망국의 근원이니 금해야 마땅하다.’고 하자 공융이 하늘에는 주성이 있고 땅에는 주천이 있으며 인간 세상에는 주덕이 있는데, 어떻게 술을 금할 수 있겠습니까? 자고로 여인은 망국의 원흉이라 하는데, 왜 여인은 금하지 않으십니까?” 라 하였다.


 


사실 필자는 게임과 폭력에 관한 글을 예전에 작성한 적이 있었다. 그 때도 위의 대목을 똑같이 인용하였다. 게임이 폭력의 원인이라는 사람들에게 추궁을 하며, 필자는 이 글에서 '게임이 폭력의 원인이라면 프로게이머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로 반례를 들었다. 이는 논리적 오류이며 필자는 우리나라 문화의 수용능력을 문제점으로 제시를 하였다.

 

불행히 3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인식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언론에서는 그럴듯한 '소재'로 게임을 선택하였으며 총기사건의 발발에는 게임의 영향도 있다고 하였다.


 △사진출처 : 네이버 검색화면 中 일부 



언론의 역할이란 무엇인가? 언론은 국민에게 팩트를 보도하면서, 기자는 왜곡이 최대한 없는 기사를 작성할 의무가 있다. 언론에 보도되는 기사는 6하원칙에 따라 작성될 필요가 있어야 하며 어떤 혼란을 가중시킬 모호한 의미가 있어선 안 된다


그런데 임병장과 게임의 연관관계에 대해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그저 그럴법한 이유만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그 근거로는 대개 게임을 하면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실에서도 '리셋'이 될 수 있다고 한다.

 

도대체 이런 근거는 어째서 게임을 하는 대상이 소수일 때 언론을 통해 두각이 되는지 모르겠다. 위 근거의 논리적 오류는 다음과 같다.

 

첫째, 게임 하는 대상의 범위가 정해지지 않아 게임을 즐기는 모든 사람을 매도하는 발언과도 같은 오류다.


둘째, 만약 특정 집단, 또는 특정 인물의 성향을 고려하지 않았다. 위 근거에서는 어째서 총기를 사용하여 비극적인 일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여기서 말하는 게임은 전부 FPS 종류를 의미하며 이 또한 오류인 것이다.


셋째, 논리적 오류에 대해 게임 중독을 기준으로 들 수 있다. 게임 중독이라 함은 오랜 시간 게임에 투자하여 헤어나오지 못하는 걸 의미하는데, 그렇다면 프로게이머와 그 지망생들에 대해선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또한 오류다.

 


△사진출처 : SBS 종영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 일부화면 캡쳐



종영된 SBS 사의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와 한유라의 사건을 다룰 때 방영된 드라마 속 기자는 '국민은 팩트가 아닌 국민들이 믿고 싶어한다고 하였고, 이에 초점을 맞추어 기사를 작성한다고 하였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이다. 게임과는 동 떨어진 기성세대를 대상으로 기성세대가 원하는 답을 근거로 임 병장 사건을 보도하였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나라 게임문화는 올바르게 정착하지 못하였으며 게임에 대한 규제는 이루어져도 규제를 완화하진 않았다. 그리고 이를 시행케 한 주체는 기성세대이다.



 

임 병장 총기사고, 게임하고 관련 있는가?

이 부분에 대해서 필자는 확답하지 못하겠다. 어찌되었든 임 병장 측은 변호인은 5명이나 고용하였고 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는지에 대해 오직 가족들과 변호인들만 알 뿐이다. 그러나 확실한 건 게임이 임 병장 총기사고의 직접적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근거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일부 기성세대의 고집스러운 원칙과 언론의 몰아가기 식 보도에 문제가 있음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사실 셧다운제를 비롯한 게임의 규제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왔으며 현재진행형이다. 또한 게임과 폭력을 강제로 연관시키는 논리적 오류에 이어 언론 조차 올바른 보도를 하지 못 하였다. 온라인 저널리즘을 비롯한 현 언론은 총체적 난국이요, 세월호 관련 오보에 잇따른 실패를 잇따라 증명한 셈이다.

 


△사진출처 : MBC 화면 캡쳐

잔인한 게임이 폭력의 원인이라면, 폭력적인 영화나 드라마 또한 그 이유가 된다. 그런데 규제는 오로지 '게임'일 뿐이다.


정말로 게임과 관련이 있다면 필자가 위에서 말한 3가지를 보완할 근거를 제시하길 바란다. 아니, 그 보다 고집스러운 원칙과 왜곡된 보도에 대해 정말 타파해야 할 시기가 왔다고 본다. 소수를 위한 보도는 올바른 저널리즘이 아니다. 단순히 클릭 수를 올려 광고료를 많이 받을 목적으로 기사를 작성한다면 더 이상 해당 언론의 순기능을 바라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이를 발판 삼아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되새김을 해야할 시기이다.

만약 언젠가 웹 스토어에 있는 게임 어플 또한 범죄를 방지하고자 다운로드를 못하게 되는 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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