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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본래의 모습과 가치를 다시 보다.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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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 새벽 컴퓨터가 제 기능을 상실하였다. 컴퓨터가 원인 모르게 갑자기 꺼지더니 다시 켜봐도 윈도우를 더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되었다. 집에 놔두었던 윈도우7 정품CD도 때마침 없었던 터라 당장 고치지도 못하였다. 한순간에 먹통이 된 내 컴퓨터를 보고 그저 답답하기만 하였다. 그도 그럴것이, 평소에 나는 바이러스 검사를 꼼꼼히 하고 컴퓨터를 관리하면서 남다른 자부심을 가졌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더욱 실망하였다.

▲출처 : 구글

▲출처 : 구글


그래도, 이런 때를 대비하여 블로그에 백업용 포스트를 몇 개 올렸다. 윈도우 7 설치CD가 없을 때를 대비하여 USB로 윈도우7을 설치하는 법에 대해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내가 올린 글을 참조하면서 컴퓨터를 고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참으로 불행 중 다행이 아닌가 싶다. 이 외에도 블로그에 올린 오픈 소프트웨어를 다시 다운로드 하면서 윈도우를 재설치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지는 않았다.

평소에는 눈을 뜨고 컴퓨터의 전원을 켜서 블로그를 하루의 시작한다. 매번 올라오는 IT기사들을 보고 나의 견해를 추가하여 글의 마무리를 짓고 항상 발행하곤 한다. 주로 컴퓨터를 통해 블로그를 하다 보니 컴퓨터가 없는 블로그는 미처 생각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컴퓨터가 막상 고장나니 고치고 나서 머릿속에 번쩍하고 생각이 떠올랐다. ‘컴퓨터가 없어도 블로그는 어딘가에 저장되있다’ 라는 생각이다. 언뜻 보면 우스꽝스럽고 보기에 보잘 것 없어 보이며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블로그는 어딘가에 저장되있다‘ 라는 말을 두 세 번 생각해봐도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출처 : 구글

▲출처 : 구글



이 글을 읽어주시는 구독자 분들과 공감하기 위하여 블로그의 한 사례를 들어보려 한다. 내가 예로 드려는 이야기는 어느 외국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외국 블로거의 이야기이다. 이 블로거는 안타갑게도 결장암으로 41세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되었다. 이미 이야기를 아는 분들이 계시겠지만, 모르는 분들을 위하여 이와 관련된 기사를 보도록 하자. (출처 : 바로가기)

한 블로거가 사망을 앞두고 쓴 글이 네티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3일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데렉 밀러는 결장암으로 사망했는데, 다음날 그의 아내에 의해 그가 생전 작성한 마지막 글이 그의 블로그에 올라와 네티즌의 눈길을 끌었다.

가이자 편집장으로 10년 동안 블로깅을 하던 밀러는 2007년 결장암 판정을 받고, 그동안 힘든 투병생활을 버텨오다 지난 3일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밀러는 '마지막 포스트'라는 제목으로 자신의 죽음을 알림과 동시에 가족들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전했다. 그는 "자 나는 이제 죽었습니다. 이 글이 나의 마지막 글입니다. 이미 내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겠지만 이글을 통해서 정식으로 선언합니다. 1969년 6월 30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태어난 나는 2011년 5월 3일 41세의 나이로 사망했습니다."라고 자신의 죽음을 선언했다.

이어 그는 "삶에 어떠한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즐거운 일들을 하지만 우리의 삶이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내 딸들과 사랑하는 아내가 내 투병과 죽음으로 부터 희망을 찾기를 바랍니다. 세상 아니 우주 전체가 아름답고 놀라운 세상입니다. 나는 뒤를 돌아보지도 않으며 후회도 하지 않습니다."라며 죽음을 앞두고도 남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또 "나의 사랑하는 딸들아, 너희에게 좋은 아버지가 되려고 최선을 다한 것을 알아주었으면 좋겠구나. 나의 베스트 친구이자 나의 아내여. 당신이 없었다면 무엇을 했을지 모르겠다. 당신이 없었다면 이 세상은 초라한 세상이 되었을 것이요. 당신을 진심으로 사랑했소. I loved you, I loved you, I loved you."라며 딸들과 아내에 대한 사랑을 전하며 마지막 글을 마무리했다.

밀러의 마지막 글은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순식간에 퍼졌고, 이 글을 접한 네티즌들은 그의 죽음에 대한 애도와 함께 감동받았다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죽음 뒤에도 누군가를 위해 무언가를 남겨놓는다는 것은 정말 아름다운 일이라 생각된다", "감동적이고 슬프다", "죽어가는 과정에서 사랑과 희망을 본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름답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세상을 떠나고 글을 남긴 한 외국블로거

▲세상을 떠나고 글을 남긴 한 외국블로거



블로그는 영원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최소한 2명이상이 인터넷을 하고 블로그 서비스를 하는 웹사이트가 없어지지 않으면 블로그가 없어 질리는 없다. 이 블로거는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유언과 비슷한 글을 포스팅하여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마지막을 장식하였다.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 어떤 사람이 부귀영화한 삶을 살아 돈과 재물이 많다 해도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그저 돈과 물건만 남아있을 뿐이다. 그러나 세상을 떠난 블로거가 관리하였던 블로그는 그대로 남으면서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알아 줄 수 있다.

이제 여러분들이 ‘블로그는 어딘가에 저장되있다‘ 라는 문구를 보면 멋지다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블로거가 없어도 블로그는 어딘가 존재하여 다른 사람이 블로그를 찾아줄 때, 블로그는 삶에 있어 가장 값진 물건일 것이다.





블로그 본래의 모습과 가치를 다시 보다.

그에 비하면 이번 파워블로그의 상업화와 관련된 글들을 비교해보면 너무나도 대조적인 모습을 보인다. 같은 소재 : 블로그를 다루는데도 말이다. 블로그를 통해 지나친 상업적인 이익을 누리려는 몇몇 파워블로거 : 이들 중 공동구매를 주선한 파워블로거들은 이번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면서 대부분의 공동구매에 관한 포스팅을 지운 모습이 눈에 띄게 보인다.

이들 파워블로거는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블로그를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다. 파워블로그가 되기 위해 열심히 글을 포스팅 하고 다른 사람 못지않게 열정적으로 블로그를 관리하였을 테니 말이다. 그러나 블로그의 상업화로 수익만을 기대하는 파워블로거, 이제는 이들에게 블로그를 통해 얻는건 돈 뿐만이 아니라 말하고 싶다.

▲어느 파워블로거의 사과문이다.

▲어느 파워블로거의 사과문이다.



당장은 공동구매를 비롯한 여러 가지 상업적인 포스팅을 쓰면 이익이 남을지 몰라도, 이런 글들은 1년만 지나도 보기가 참 식상하다. 반대로 하루의 일과를 일기처럼 써내는 일상다반사의 포스팅 이라 던 지, 책, 음악 등을 다룬 문화의 포스팅 이라 던 지, 이외에도 많고 다양한 분야의 포스팅을 차곡차곡 쌓아 하나하나 보면 오래된 지식이라 해도 후에 있는 구독자에게 값진 정보를 줄 수 있다. 선생과 제자의 관계가 있듯이 블로거와 구독자간의 가르침과 배움이 돈보다 더욱 값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컴퓨터가 고장나서 우스꽝스럽게 생각한 한 마디 문구 ‘블로그는 어딘가에 존재한다.’ 는 나에게 블로그의 본래의 모습과 가치를 새롭게 일깨워줬다. 내가 블로그를 운영하는 이상 블로그는 반드시 존재하며 내가 관리를 안해도 블로그는 웹에 항상 저장되있다. 검색을 통해 글을 읽어보는 구독자 또한 어딘가에 반드시 존재할 것이다.

▲공든 탑이 무너지랴, 출처 : 구글

▲공든 탑이 무너지랴, 출처 : 구글



공든 탑이 무너지랴, 시간이 지나 내가 블로그에 쓴 글은 하나의 기록일지가 될 수도 있다. 나는 블로그가 웹과 로그의 합성어의 개념을 뛰어넘는 것으로 웹상에서 또다른 ‘나’를 알릴 수 있는 아바타 본래의 모습임을 깨달았다. 블로그라는 공간은 집이라 생각하고 글을 쓰는 사람은 집주인으로 해석하면 좋을 것이다. 집주인이 집에 들르는 손님을 위해 집을 정돈하는 것처럼, 블로그 또한 다르지 않다. 이는 블로그의 본연의 모습이라 할 만하다.

IT는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발전을 해도 블로그 그 이상의 것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블로그를 보조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편의성을 줄 것이다. 지금의 블로그나 나중에 보여지는 블로그나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다. 위에서 말했듯이 블로그는 영원히 존재할 수 있다. 블로그를 하다가 본연의 모습과 블로그의 가치를 한번쯤 생각해보는 것 또한 의미있는 시간일 것이다.

주제넘은 말이지만, 양심이 찔리는 파워블로거는 블로그의 상업화라는 주제로 함께 블로그의 본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당장의 이익만을 탐하여 시간이 지났을 때 내가 쓴 글이 가치가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보고 무언가를 느꼈으면 한다. 위에 기사를 보면 알겠지만, 호랑이가 죽어서 가죽을 남기듯이, 블로거는 죽어서 블로그를 남겼다. 나중에 블로그를 남길 때 공동구매 포스팅과 관련된 상업적인 포스팅만 남아있다면 볼품없는 가죽을 남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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