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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원은 닌텐도와 같은 노선을 밟게 될까?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1.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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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IT 세상을 생각해보자.
닌텐도는 지금의 애플의 축소판으로 보일 정도로 게임 산업 부문에서 소니와 선두를 다투었다. 누구나 쉽게 게임을 할 수 있다는 닌텐도만의 강점을 내세워 소니를 압박할 만큼 닌텐도의 위상은 대단하였다. 그만큼 닌텐도는 으뜸가는 기업으로서 불변하지 않는 진리로 받아들일 정도였다. 역사에 길이 남을지 않을까 하는 정도 이었다.

그러나 닌텐도에도 불황이 찾아오게 되었다. 애플의 아이팟터치부터 시작하여 아이폰과 아이패드의 돌풍이 닌텐도 앞에서 거세게 불고 있다.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닌텐도만의 강점을 애플이 흡수해버려 이제 닌텐도는 자칫하면 역사의 그늘로 사라질 수도 있는 가능성도 적잖이 있다.


코원로고, 출처 : 코원



그런데 애플의 열풍으로 코원 또한 역시 제품에 대해 실패를 맛보고 있는 중이다. 국내 중소 IT 기업이어도 한 때는 D2와 S9 같은 제품으로 애플의 아이팟터치와 비교의 대상이 되었다. 애플의 아이팟터치의 어플과 아이폰의 진화는 닌텐도를 서서히 흡수하여 차차 커다란 돌풍이 되어버렸고 결국 코원 또한 애플의 돌풍을 피할 수는 없었다.

이쯤에서 애플 앞에서 힘이 약해진 코원과 닌텐도 두 기업을 비교해보자. 확실히 두 기업 간의 차이는 분명하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과 일본의 대기업을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보여질 수 있지만, 두 기업을 비교할 충분한 가치는 있다. 코원과 닌텐도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알아보자.


애플로고, 출처 : 애플



ⅰ. 사용용도에 충실한 제품을 만든 공통점이 있다. 코원은 PMP 용도의 제품을, 닌텐도는 게임기에만 주력하여 닌텐도DSL이나 Wii와 같은 제품을 만들어 내었다. 용도에 충실한 제품의 단점은 무엇일까? 단순하게 생각하자. S9나 닌텐도DSL을 다른 용도로는 사용하기에 부적합하다는 뜻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멀티태스킹을 사용하기에는 무척 어렵다.

결국 코원과 닌텐도가 자랑하는 용도에 충실한 서비스는 애플의 어플이 모두 흡수해버려 코원과 닌텐도의 경쟁력을 자연스레 약화시켰다. 소비자의 관점에서 볼 때 S9와 닌텐도DSL 두 제품을 구매하기 보다는 두 제품을 하나로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원하였다. 그리고 애플은 이런 소비자에게 아이팟터치를 내세우고 후에 아이폰을 내세워 폭발적인 반응을 얻게 된다. 사용용도에 충실하다는 강점이 소비자의 성향을 꿰뚫어 못 보았다는 단점이 되어버린 셈이다.


마리오카트 이미지, 출처 : 닌텐도



ⅱ. 어쨌든 사용용도에 충실한 제품을 만든 코원과 닌텐도는 또한 자신만의 소프트웨어를 갖고 있다. 코원은 BBE 음장이라는 코원만의 EQ를, 닌텐도는 마리오 같은 닌텐도만의 컨텐츠가 있다. 애플과 삼성과 같은 다른 기업에서는 따라하지 못할 이들이 가진 강점이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면 최소한 ‘아!’라는 감탄사를 사용할 정도의 만족감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애플의 열풍 때문에 코원과 닌텐도의 제품은 보급률이 현저히 낮아진 편이다. 보급률이 낮아 그들의 소프트웨어를 많은 사람들이 이용해주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일까, 특히 닌텐도의 이같은 불황으로 일부 업계에서는 소니가 플레이션 슈트로 안드로이드에 개방하였듯이 닌텐도도 iOS에 개방하라고 조언을 한다. 즉, 마리오와 포켓몬 같은 킬러컨텐츠를 애플과 제휴를 맺으라는 것이다.


닌텐도 로고, 출처 : 닌텐도



닌텐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있다. 닌텐도는 당장의 하드웨어 수익이 컨텐츠 수익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애플과의 제휴를 맺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닌텐도가 만든 DSL과 Wii와 같은 게임기를 포기해야하고 게임 칩이라 불리는 카트리지 또한 전면 포기해야한다. 닌텐도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선택일 것이다.

코원은 닌텐도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보급률이 낮은 그들의 제품에서 소프트웨어의 강점도 차츰 약해지는 모습이다. 변화하는 IT에서 시간이 흐를수록 코원과 닌텐도의 불황은 더욱 심해진다. 다시 말해 코원과 닌텐도는 미래를 위해서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코원 D2, 출처 : 코원



ⅲ. 그렇다면 이번에는 코원과 닌텐도의 차이점을 살펴보자.
닌텐도는 하루빨리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나 지금의 플랫폼을 그대로 유지하겠다는 강한 의지만 보이고 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닌텐도는 그 자리를 고수하여 자칫하면 닌텐도라는 이름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있다.

반면에 코원은 어떨까? 비록 닌텐도처럼 어려워 보이기는 하나, 닌텐도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하드웨어의 실적은 전년보다 약 36억원이 감소하였으나 기업의 실적은 여전히 흑자인 상태이다. 코원이 아직까지 흑자를 유지하고 있다. 한 가지만을 고집하는 닌텐도와는 달리 코원은 작년부터 태양관 소재 사업에 뛰어들어 차세대 승부수를 띄울 준비를 하고 있다. (출처 : 바로가기)


“코원시스템(대표 박남규)이 에프아이에스(대표 이민석)와 합작으로 코원에프아이에스(COWON FIS)를 설립하고 태양광 및 LED 장비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코원의 합작사 파트너인 FIS는 태양전지용 실리콘 잉곳(폴리실리콘을 용융해 성장시킨 주괴)을 생성하는 잉곳그로워(잉곳 성장 장치)와 같은 태양광 장비와 폴리실리콘 생산용 슬림로드 공급 등을 주력으로 하는 중견기업으로, 코원은 이번에 설립되는 코원에프아이에스의 지분 50% 이상을 확보하여 경영권을 가지고 사업에 참여하게 된다.

코원에프아이에스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잉곳그로워(INGOT-GROWER)는 태양전지를 만들기 위한 잉곳을 성장시키는 첨단 장비이며, 잉곳그로워를 사용해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을 용융시켜 원기둥 형태로 성장시킨 잉곳을 만들고 이를 얇게 잘라 웨이퍼 공정을 거쳐 셀로 만들면 전기를 만드는 태양전지가 만들어진다. 코원은 코원에프아이에스의 올해 매출 목표를 3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코원의 이번 합작사 설립은 태양광 장비 사업의 높은 잠재적 성장성과 태양광 장비에 대한 FIS의 뛰어난 기술 경쟁력이 주요한 배경이다. 해외 전문 리서치기관인 Bharatbook에 따르면 태양광 장비산업은 그 시장규모가 2010년도 72억달러, 2020년도 720억달러에 이르는 고성장 산업으로, 특히 국내의 경우 최근 차세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태양광 산업이 주목 받음에 따라 태양전지와 잉곳 등 부품 및 소재 시장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 관련된 장비 수요도 급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FIS는 잉곳그로워와 같은 태양광 관련 장비를 자체 설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품질 및 가격면에서도 일본 등 해외업체에 비해 뛰어난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코원에프아이에스는 향후 태양광 산업 발전에 따라 코원의 미래 신성장동력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덕분에 코원은 미래에 주목받을 산업을 미리 준비하고 있어 기업의 흑자를 유지하였다.
이것이 코원과 닌텐도의 차이이다. IT의 변화의 살인적인 속도를 감안하여 코원은 한 가지에만 집착하지 않는 유연성은 닌텐도와 큰 차이이다. 자원이 고갈되어 쓸 자원이 없어진다는 점을 감안하여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최소한 코원의 앞날이 닌텐도의 앞날보다는 밝음을 확인할 수 있다.

물론 코원이 태양광 소재 사업을 한다 하여 코원의 앞날이 보장되는 건 아니다.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도 태양광 소재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여 코원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에 비해 자본이 넉넉한 대기업은 최소한 경기의 불황때 더욱 많은 돈과 인력을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이것이 곧 시장을 제패할 수 있는 길이기 때문에 코원의 입장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차세대의 경쟁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느냐가 핵심과제임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코원에 대해서 닌텐도와 비교하였을 때 긍정적인 평가를 할 만하다. 차세대 주요 기술이 될 태양광 소재에 일찍부터 접근하였다는 것은 닌텐도와 달리 코원이 한 걸음 빠른 결단을 내린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코원이 태양광 소재로 기업의 흑자를 남겼다는 것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최소한 코원은 난관에 봉착한 MP3 플레이어 / PMP를 어떻게 살려야 할지 이 부분에 대해서도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필요하다면 뼈 아픈 선택일지는 몰라도 그들의 하드웨어를 포기하고 안드로이드의 Power Amp 같은 어플을 제작하여 유료어플로 판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보급률이 낮은 제품의 경쟁력이 거의 없다면 코원이 가진 소프트웨어의 힘을 믿을 수밖에는 없다. 이 후에 소비자의 입장에서 코원이 닌텐도 노선과 다른 길을 걷게 될지 주시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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