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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통사의 주파수 경매, 우려해야 할 문제점은?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1.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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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를 둘러보자. 우리는 치열한 경쟁이 도사리고 있는 사회에서 살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경쟁을 하여 이득을 보는 자도 있는 반면, 손해를 보는 자도 있다. 물론 경쟁을 해서 어떠한 손익도 없을 수 있다. 그런데 치열한 경쟁을 하여, 경쟁 속에서 이긴다 하여도 손해가 크다면 경쟁의 승자가 패자에게 이겼다고 말할 수 있을까?

경쟁의 승자가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되면 ‘승자의 저주’ 가 걸렸다고 칭하기도 한다. 그래서 그런지 대다수의 IT블로거와 기자는 구글이 승자의 저주에 걸리는 건 아니냐는 의견을 제시하곤 한다. 충분히 일리가 있는 말이다. 구글이 가진 자본의 1/4를 지불하면서 까지 모토로라를 인수하였기 때문이다. 달리 보면 지나친 경쟁이 만든 구글의 선택이라고 봐도 무방하리라.




국내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이동통신사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이동통신 3사 모두 각자 나름대로의 판단을 하여 4G에 올인하고 있다. 그 중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 있는데, 나는 주저 없이 이동통신사 간의 주파수 경쟁을 손꼽겠다. 특히 이번에는 LG U+가 주파수 대역 2.1GHz를 확보하면서 4G에 다소 우위를 점하게 됨으로써, 남은 주파수 1.8GHz 대역을 두고 KT와 SKT의 징검다리 승부를 벌이고 있다. (출처 : 바로가기)


“주파수 경매에 참여하는 회수가 '50회'를 넘었다. 주파수 최고 입찰가도 7327억원까지 치솟았다. 처음으로 7000억 원을 넘어선 것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실시하는 주파수 경매가 닷새째 지루하게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경매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경매제 실효성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3일 오전 9시부터 어제에 이어 주파수 경매를 시작한 결과 1.8㎓ 대역에서 KT와 SK텔레콤이 재입찰에 참여, 10라운드(누적 51라운드)를 진행했으며 최고입찰가가 7327억 원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6633억원보다 800억원가량 오른 규모다. 지난주 최저 경쟁가격인 4455억 원에 비교하면 거의 3000억원 가까이 상승했다.

이 추세라면 오늘(24일) 8000억원을 넘어서 이번주 내에는 경매 전쟁이 막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주파수 가치와 투자, 마케팅 여부 등을 고려할 때 1.8㎓대역 20㎒폭 주파수 가치를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점치고 있다. 특정업체가 지나치게 과욕을 부리지 않는다면 최고 입찰가도 이 수준에서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파수 1.8GHz를 두고 양사가 경쟁을 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KT는 1.8GHz 주파수를 확보하면 4G 이동통신에서 가장 빠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반면, SKT에서는 타 이동통신사에 비해 기술력에서 경쟁이 다소 뒤처지게 된다. KT, SKT 모두 주파수에 욕심이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SKT가 더욱 주파수 1.8GHz를 간절히 원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동통신사의 치열한 경쟁이 소비자의 입장에서 무조건 득일까? 같은 경쟁라인에 있는 물품을 두고 가격경쟁을 한다면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환호 받을 만 하지만, 이동통신사의 살벌한 경쟁이 자칫하다가는 이동통신사의 배불리기가 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이동통신사의 주파수 경매 경쟁으로 우려가 될 몇 가지 사실들을 짚어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ⅰ. KT, SKT 중 어느 누가 1.8GHz 주파수를 차지하게 된다 하더라도, 불가피한 사실이 있다. LG U+ 가 현재 타사보다 2배 빠르다는 자극적인 광고를 하고 있다. 이후에 임의의 이동통신사 두 곳 중 한 곳에 낙찰이 된다면? 만약 KT에서 낙찰을 하였다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KT에서는 가장 빠른 LTE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고 와이브로가 된다는 강점을 내세워 3G보다 치열한 광고를 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KT - SKT의 경매 상황을 본다면 입찰가가 1조원을 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질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한 통신사들의 경쟁은 자칫하면 소비자에게 되레 돌아갈 수 있다. 종단 선을 넘은 경매가로 주파수를 낙찰하게 되고, 이후에 벌어지는 광고 마케팅 전략은 LTE 투자자금을 포함하여 기본료 인상의 수순을 밟게 될 수밖에 없다.



ⅱ. 경매가 끝난 후 이동통신사가 다음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아마도 본격적으로 전국망을 구축하고, 그 다음은 통신사 간의 고객유치를 위한 경쟁 할 것이다. 본의 아니게 이쯤에서 3G와 와이브로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하게 해야 할 것 같다. 통신사의 뜻대로라면 소비자는 3G에서 적당한 속도를 체감할 수 있고, KT의 와이브로에서는 3G보다 더욱 안정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애석하게도, 망 품질에 대한 기대는 그 이하였다. 강남과 같은 지역에서 3G로 인터넷을 하기란 쉽지 않고, 전국망이 설치 된 와이브로도 음역부분이 너무나도 많다. 3G의 경우 무제한 요금제로 치열한 마케팅을, 그리고 KT는 와이브로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과거부터 부족하였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동통신사가 3G와 와이브로(KT)에 대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간단하다. 주파수 확보를 한 후, 단기간 내에 LTE 전국망을 설치하는 것이다. 그리고 3G의 불명예를 누리지 않기 위해 무제한 데이터의 요금제에 대한 혜택을 축소시키거나 없애버린다.



ⅲ. 결과적으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게 되었다. 상위 일부 과도한 트래픽을 요구하는 사용자가 망의 품질을 훼손시키기 때문에, 모두가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었다. 동시에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한 사용자는 이동통신사의 입장에서 나쁜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다.

예전에 작성하였던 글 “KT는 어째서 이동통신의 후퇴를 하는가?”에서 언급하였지만, 앞으로 보이는 이동통신사의 행보는 인터넷 종량제와 흡사한 면이 있다. 당시 KT에서는 인터넷 종량제를 내세우면서 인터넷 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였는데, 다시 말해 IT에 종사하는 사람을 포함하여 상위 일부의 사용자까지 모두를 인터넷 중독자로 만드는 궤변이었던 셈이다. 그 일부사용자로 인해 문화를 이끌게 되는 것인데, 통신사에서는 그런 권리를 막고 있다.

그런데 모바일의 문화에서 ‘상위 일부사용자의 계층이란 헤비 다운로더를 지칭하지 않는가?’ 라는 지적을 하곤 한다. 맞는 말이다. 3G 이동통신에서 그들은 엄연히 헤비 다운로더 이다. 그러나 곧 있으면 도래 할 포스트PC에서도 상위 일부 계층이 그때까지도 헤비 다운로더의 역할을 할까? PC시대에서 그러하였듯이 포스트PC 시대에서도 이들은 PC에서 문화를 이끌었던 것처럼 포스트PC에서도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다. 단순히 과거와 현재에 비추어서 이야기 할 문제가 아니다.



ⅳ. 이동통신에 대한 요금과 제한은 앞으로 주목받을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의 발목을 잡게 된다. 메모리스틱에 저장된 매체를 불러오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온라인상으로 해결하는 클라우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네트워크 인프라의 구축과, 이용하는데 경제적 부담이 없는 것이 절대적인 조건이다. 그런데 현 상황으로 보자면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제대로 이용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그에 대한 문제점으로 3가지를 지적할 수 있다.
1. LTE 전국망을 구축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음역부분을 최소화하고 본격적으로 상용화를 한다면 이는 시간이 해결 할 수 있는 문제이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굳이 문제점을 지적하자면 이 부분을 들 수 있다.

2. 클라우드 컴퓨팅은 아직 초기단계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외장하드가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갔듯이, 클라우드도 점차 사람과의 관계가 가깝고 밀접해질 것이다. 다시 말해 지금의 클라우드 용량 50~100GB에 만족한다 하여도, 자동 동기화등 다양한 기능을 클라우드와 접목한다면 사용자는 자연스레 클라우드의 매력에 빠지고 만다. 그 때 클라우드 사용자에게 50GB라는 용량이 충분할까? 아마 더 많은 용량을 요구하게 될 것이다.



즉, 이는 무제한 요금제 폐지와 결여되는 문제이다. 이동통신사에서, 한 달에 50GB의 용량을 제공하게 된다면 당장에는 웹서핑하기에 넉넉한 용량이 분명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지금 당장의 모습일 뿐이다. 이동통신사에서도 나름의 클라우드를 구축하고 있는 준비를 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클라우드가 성공을 하려면 다양한 결합상품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사람들이 클라우드에 가진 인식이 변한다면 이는 이동통신사에서 클라우드 결합 상품에 대해 발목을 잡힐 수 있다.

3. (ⅰ, ⅱ)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런데 기반이 되는 이동통신의 요금이 비싸다면 어떨까? 아무리 좋은 기술이고, 매력적이다 하더라도 비싼 돈을 지불해가면서 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현명한 소비방법일까? 이는 국내에서 크롬북이 성장할 수 없는 또 다른 발목을 잡게 될지도 모른다. 와이파이가 되는 지역에서나 클라우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사람들은 크롬북을 구매하는 것보다 노트북에 외장하드를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즉, 클라우드에 대한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단순히 주파수의 경매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파수 경매를 함으로써 이동통신에서 순차적으로 발생할 일들의 인과관계가 더욱 분명해졌다. 이외에도 망 중립을 제한하자는 ISP와 ICP의 의견이 엇갈리면서 그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이동통신사의 이 같은 행보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그다지 반갑지 않다.

결국 인터넷 종량제와 무제한 요금제 폐지는 소비자와 이동통신사 모두에게 손해가 된다. 당장에는 망 품질에 대한 염려를 안 할 수 있으나,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결합상품 때문에 무제한 요금제를 두고 고민 할 것 같다. 인터넷 종량제와 무제한 요금제 폐지의 공통점을 들자면 IT에 종사하는 계층에는 득보단 실이 많을 것이다.



주파수를 두고 혈안이 되어있는 이동통신사가 당장에 손실 된 금액을 채우려 하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통신사간의 경쟁은 좋으나 자칫 경쟁이 소비자에게 피해로 돌아오는 건 아닌지 염려를 하게 된다. 이동통신사의 행동이 이동통신의 선진국이 될지, 후진국이 될지 결정하게 된다. 부디 현명한 선택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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