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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아이노트를 개발한다면?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3.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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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과 창조"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갈림길에 맞부딪칠지도 모른다. 1980~1990년대를 통틀어 카세트 라디오가 있었다면, 일본의 전자제품 기업들은 그 제품들을 모방하고 다른 제품보다 기술력으로 보나 가격 경쟁력으로 보나 우위적인 위치를  선정하여 한 때 미국 다음으로 가는 경제강국이기도 하였다. 이와 대조적으로 애플은 기술의 혁신을 주도한 기업으로 오늘날까지도 변화한 IT환경을 만들어 '창조'의 훌륭한 예로 들 수 있다.



분명 스티브 잡스의 전기를 읽은 독자들이나, 최초의 스마트폰이 출시된 이래로 여태까지의 양상을 계속 봐왔던 이들에게는 애플을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만하다. 명예와 부를 동시에 취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스마트폰 시장의 점유율을 보면 점점 애플이 불리한 형국이다. 아무리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내는 기업이라도, 이윤과 마진이 남지 않는다면 꽤나 속이 상하지 않을 수가 없다.


잡스는 4인치 아이폰과 10인치 아이패드를 어린아이 고집부리듯이 애플 제품의 규격을 고수해왔다. 그리고 4인치 아이폰과 10인치 아이패드의 필요성을 부각하였다. 이로 인해 '스마트폰이란 이런 것'의 기준을 내세웠으며 시장 점유율 또한 삼성이나 여타 기업에 뒤쳐지지 않았다. 즉, 경쟁력 또한 있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의 형세는 어떤가. 으뜸이라는 영광의 자리를 내어준 채 애플이 밟고 일어설 입지마저 좁아지고 있다. 4인치와 10인치 사이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움직임이 아이패드 미니를 통해서 포착되기도 하였다.



이를 통해 유추해낼 수 있는 사실이 아나 있다. 아이패드 미니를 만들어 새로운 아이패드의 기준을 정하기 원하는 애플이 '아이노트'를 개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저번에 언급하였듯이 팀 쿡은 아이패드 미니로 7인치 타블렛 시장을 장악하는 동시에 전자책의 규격을 정하려 하였는데, 엄밀히 말하면 이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놓은 것과도 같다. 다시 말해 갤럭시 노트와 비슷하면서도 애플만의 '아이노트'를 만들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 것인가. 창조가 아닌 모방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쓰겠다는 뜻을 의미한다.


"스티브잡스 vs 빌게이츠" 서적에 따르면 잡스는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발명가이며 빌게이츠는 2인자 전략으로 모방을 함으로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업가이다. 전자의 경우 미래를 내다보는 비전 하나에 의지하여 자신이 발명한 제품으로 '모 아니면 도'의 전략을, 후자의 경우 모방을 통해 리스크를 줄이면서 시장에 잘 팔리는 제품을 내놓는 전략을 추구한다 볼 수 있다.



애플이 아이노트를 개발한다면? 이 말이 무척 단순해 보일지 몰라도 사실 애플 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는 엄청난 문구이다. 애플이 이제 창조에서 모방을 택한 것과 다름없는 선택을 한 것이며, 세계최초의 새로운 제품이 아닌 세계에서 잘 팔리는 제품을 만들어 내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달리 말해 애플의 함대가 휴식기를 가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하듯이, 그간 애플의 성장과정은 지금 같은 위기를 수없이 맞이 하였다. 존 스컬리가 애플의 CEO로 부임하였을 때 과거에 펩시에서 콜라 찍어내듯이 애플의 제품을 만들어 내다 좌절을 맛 본것이 대표적인 예다.


다시 말해 만약 아이노트가 나오는 시점은 애플의 터닝포인트라 봐도 무방하다. 두 차례에 걸쳐 팔리는 제품을 내놓는다면 애플 스스로의 행보에 대해서 의구심을 가져야 할 때다. 스티브 잡스는 여러차례 실패의 맛을 보았으나 끝내 그 자신만의 고집으로 세상을 변화시킨 사람으로 단순히 컴퓨터 회사였던 애플이 스마트폰, 타블렛 PC의 선구자로 불리는 애플을 새롭게 탄생시켰다. 이 때가 존 스컬리가 회사에서 쫓겨난 때 이후의 일이니, 긍정적으로 지금의 현 상황을 보자면 언제든 재기의 기회는 있다는 것을 뜻한다. 다만 애플이 잡을 그 기회를 잡기란 무척 힘든게 아닐까. 없는 제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은 0을 1로 만드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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