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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의 몰락, 한국IT의 미래를 보여준 단상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4.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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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택이 큰 위기에 처해있다. 베가 시리즈의 스마트폰을 계속해 내세워왔던 팬택이 바람 앞에 놓여진 등불 처지가 됐다. 출자전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이통사나 정부에서 밀어주기 식 지원이 없다면 더 이상 베가 스마트폰은 구경하지 못할 것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업체 3위라던 팬택의 이름은 그저 허울만 좋았을 뿐 최근 나오고 있는 기기의 성능에 비해 너무나도 유통이 안됐었다. 초기 베가의 이미지가 그대로 남은 것인지 많은 사람들은 팬택의 제품성에 대해 의심을 하였고 지금까지 팬택의 스마트폰을 쓴 사람 이외에는 과거 베가 스마트폰을 극도의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팬택은 어떻게 하여 출자전환이 없으면 기업회생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실정이 되었을까? 피쳐폰만 사용했을 때는 SKY 핸드폰도 종종 보이고 했는데 말이다. 전체적인 흐름을 놓고 봤을 때,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오면서 팬택의 이미지는 상당히 나빠졌다. 옴니아2 처럼 말이다. 잦은 렉과 오류는 팬택을 믿고 스마트폰을 구매하였던 사람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안겨다 주었다. 그런데, 삼성과 비슷한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삼성과 팬택의 행보는 너무 다른 행보를 걷고 있다.



 


여기서 필자는 팬택이 어려운 실정을 딛고 있는 이유에 대해 3가지로 정리해보았다.


     1. 팬택은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갔을 때의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런데 팬택이 늑장을 부리었기 보다, 우리는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아갔을 때 상황을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어쨌든 팬택은 LG나 삼성 같은 대기업이 아니다. 그렇다면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적어도 2~3배의 난간에 부딪혔을 것이다. 겨우 만든 스마트폰 ‘베가’를 내세웠는데 어렵게 만든 스마트폰이 시장 내 큰 변화를 주지 못한 것이다. 지금의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상태이다. 우리나라 역시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이 높은 나라인데, 그렇다면 같은 OS로 누가 더 하드웨어를 잘 만드느냐, 이게 관건이었다. 성능면에서 대부분이 동일하였고 팬택은 ‘가격 경쟁력’ 이외에 딱히 내세울 만한 게 없었다.

 

     2. 우리나라의 특성을 고려해봐야 한다. 미국의 SF 드라마를 보면 우리나라와 달리 영화 같은 드라마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이 잘나고 우리가 못난 게 아니다. 미국의 경우 이 드라마로 통해 제작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내수를 통하여 벌어들이는 이익이 제작비용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팬택은 글로벌 시장이 아닌 로컬 시장을 노렸다. 그렇다면 어느 정도 인구수 또한 바쳐줘야 팬택이 한 번 해볼만한 싸움이었다. 우리나라에 CSI가 없듯이 팬택이 우리나라 스마트폰 시장에서 실패를 한 원인이기도 하다. 내수로 버틸 수 없는 팬택이 그만 백기를 들어버리게 되고 말았다.

 

     3.   팬택은 베가의 부정적 이미지를 버리기 위해 베가가 아닌 새로운 라인업을 구상하여야 했다. 스마트폰 사업은 계속 하되, 새로운 변화의 부여가 반드시 필요하였다. 마치 옴니아2가 갤럭시 시리즈로 바뀐 것처럼 말이다. 나쁜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팬택은 분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었던 여지를 가졌으나 이 부분을 마저 놓치고 말았다. 지금 나오는 수준급의 스마트폰에 비해 아쉬운 결단이었다.




 

필자는 팬택이 몰락하는 걸 보면서 단순히 팬택의 일로만 그칠 일이 아니라고 예감하였다. 경우는 다르더라도 글로벌적으로 봤을 때 삼성과 LG또한 팬택이랑 다르면서도 한 편으로는 닮은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몇 년간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봉은 삼성이었다. 구글과 삼성은 공동의 적 애플에 대항하여 삼성과 구글이 협력해야 하는 원인을 제공하였다. 구글이 원하는 판은 거의 다 만들어졌다. 전 세계 스마트폰의 약 80퍼센트가 안드로이드이니 말이다. 구글은 이제 이 점유율을 유지함과 동시에 새로운 이익을 창출하려 노력하고 있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이런 식으로 삼성의 독주가 이어진다면 찝찝하고 불안하다. 타이젠의 개발 소식을 들으며 무엇보다 구글의 심기가 불편할 테니 말이다.





그런데 구글에겐 행운이 되고 삼성과 LG의 입장에서는 다소 불운일 소식들이 전해져 오고 있다. 바로 하웨이나 레노버 같은 중국IT 업계의 반란이 시작되었다. 13억 인구가 있는 중국의 시장에 애플과 구글, 삼성과 LG가 모두 진출해야 할 곳이며 엄청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삼성이 원하던 대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리 호락하지 않을 것으로 분석이 된다.

 

중국에서 삼성과 LG가 활약하지 못하는 점도 문제가 될 뿐만 아니라 여하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도 위기를 맞이할 수 있다. 이미 스마트폰의 성능은 충분하다. 그렇다면 자금력 있는 후발주자가 조금 더 싼 가격에 재료를 공급받고 스마트폰 생산에 돌입한다면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되고, 삼성, LG 대용의 스마트폰이 출시가 될 수 있다. 값싼 노동력을 가진 중국의 땅에서 하웨이와 레노버가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팬택의 몰락, 한국IT의 미래를 보여준 단상

팬택이 처한 상황과 삼성 및 LG가 처한 상황은 분명히 다르다. 그러나 삼성, LG또한 팬택과 같은 결말을 맞이할 수 있다. 팬택처럼 비극적인 결말까진 아니더라도 적어도 우리나라 IT업계의 위상이 흔들릴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 시간이 조금 흐르고 나서 안드로이드 진영에 있는 각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어느 한 기업의 독주로 이어지지 않고 대등한 양상으로 흘러갈 것이다. ‘단가라는 부문 또한 중국이 우리나라보다 한 수 위일 것이다.

 

삼성과 LG는 우리나라 내수 뿐만이 아니라 글로벌을 상대로 스마트폰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제 가격 경쟁력도 틀렸다. 삼성과 LG가 그렇듯 하웨이와 레노버 또한 하이엔드 로엔드 시장을 모두 선점할 테니 말이다. 삼성과 LG는 다른 무언가가 필요하다. 다행스럽게 삼성과 LG 모두 OS에 관심을 계속 가지고 있으나, 불행히도 몇 년 전부터 관심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듯 하여 안타까웠다. 고민하다가 또 다시 토종OS비상탈출구취급하는 건 아닐 지 모르겠다.

 




삼성과 LG모두 가전제품 영역에서 독보적인 자리에 있다. 그러나 양사 모두 스마트폰 OS골든타임을 놓쳤다. OS 시장에서 말이다. 스마트폰 시장에 이어 웨어러블 시장에서는 구글 애플과 더불어 마이크로소프트도 전쟁에 참여하겠다고 하였고 삼성과 LG또한 이 전쟁에 합류하였다. 특히 삼성은 타이젠을 가지고 인텔과 같이 손을 붙잡은 상태로 말이다.

 

이대로 현실에 안주하면 우리가 만드는 스마트폰의 입지가 점차 좁아질 것이다. 다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삼성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은 허브가 되는 메인 상품을 팔기 전에 당장에 허브 없이 서브개념에 가까운 상품부터 팔기 시작하였다. 기어2, 기어2 네오가 바로 대표적인 예이다. 삼성은 타이젠 기반으로 한 스마트 TV, 웨어러블 글래스 또한 진출할 목적을 가지고 있다. 타이젠 OS를 탑재하여서 말이다. 그리고 난 다음에야 삼성Z를 내놓을 것이다. 삼성Z가 메인 허브의 역할을 잘 수행하며 타이젠 하나로 엮이는 커다란 생태계를 상품화 하고 있다.




 

본론으로 돌아가보자. 팬택은 경쟁력이 없어서 패하였다. 아울러 시기와 상황판단의 미스는 팬택의 지금과 같은 결과를 불러왔다. 범용적으로 봤을 때 우리나라 IT업계 또한 예외는 아니다. 마찬가지로 팬택처럼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삼성과 LG 모두 이 점을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내가 남보다 앞서려면 그 만큼 연구를 해야 하고 때로는 치사한 방법도 써야 한다. 가장 좋은 건 기존의 것에서 뭔가 새로운 걸 발견하여 남들과는 다르게 차별화를 하는 것이다.

 

삼성과 LG는 이 부분에 대해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구글 애플과 다르게 삼성과 LG는 가전제품 영역에 많은 손길이 뻗쳐있다. 삼성과 LG가 구상하는 생태계의 범위를 가전제품까지 넓힐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물론 쉽지는 않을 일이다. 위에서도 말하였지만 삼성은 허브를 삼성Z로 설정하고 웨어러블 기기부터 조심스레 팔고 있다. 아직 LG는 허브의 대상을 무엇으로 할 지, 어떻게 하면 웹OS를 잘 써먹을지 고민하고 있다.


관련 글 : 팬택의 워크아웃과 출자전환,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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