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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 미니, 무엇을 위한 것일까

by At Information Technology 2012. 1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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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일을 행함으로서 두 가지를 얻는다는 용어로 일거양득이 있다. 글로 쓰고 보아서는 쉬워보일지 몰라도 사실상 일을 함에 있어 욕심을 내다 자칫 일을 그르치곤 한다. 다시 말해, 때와 시기에 따라 일을 해야 함이 옳다고 할 것이다. 일 처리를 훌륭하게 잘해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하면 모든 일이 수포로 돌아갈 수 있는 만큼, 어떻게 봐서는 운이 따라줘야 한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모두가 알만한 일례를 하나 들어보자. 애플의 아이폰을 견제하기 위해 삼성전자는 옴니아2를 내세웠다. 옴니아2의 화려한 광고와는 달리 이용자들의 불만이 거듭 쌓이게 되면서 옴니아2 배상 카페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성급히 제품을 내놓은 탓도 있겠지만, 비즈니스 시선으로 보았을 때 애플을 견제함과 동시에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 했던 삼성전자는 씁쓸한 맛을 볼 수밖에 없었다. 긍정적으로 옴니아2를 평가하자면, 아이폰에 의해 빛을 잃은 불운한 스마트폰으로 비춰질 만하다.

 

어찌되었든, 이후에 시간이 흐르면서 모바일 세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스마트패드가 등장하더니 4인치 스마트폰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다양한 스마트폰과 스마트패드가 등장함에도 한 가지 예외적인 경우가 있다면, 애플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새로 출시할 때 디자인의 디테일한 부분을 매력적으로 소화시키되 화면의 크기는 언제나 예전의 것처럼 고수하였다. 언뜻 보기에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부분으로 보일지 몰라도 사실 잡스의 철학이 담겨있는 부분 중 하나로 봐야함이 옳을 것이다.

 

잡스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자신만의 철학이 애플을 만들어주고 떠나게 되었다. 그의 빈자리에는 팀 쿡이 앉게되면서 새로운 체제에 돌입한지 어느덧 1년의 시간이 지났다. 과거사를 보면 정권이 교체될 무렵 새로운 군주는 많은 개혁을 통하여 백성들의 신임을 얻곤 하는데, 이를 생각해보면 꽤나 흥미롭게 생각해볼 점이 있다. 다시 말해 팀 쿡이 무언가 개혁하려는데 아이폰4S에 이어 아이패드 미니가 두 번째로 시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아이패드 미니, 애플의 최초 7인치 태블릿 PC로 꽤나 생소하게 다가온다. 그도 그럴 것이 만약 잡스가 아직 남아있었다면 7인치 아이패드에 대해서는 상상도 못 하였을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단순하게 제 3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아이폰보다는 조금 크고 아이패드보다는 약간 작은 그런 애플의 것을 원한 사람들에게는 크게 환영받을 만하다.

 

그런 점에서 여러 각도로 비추어 보았을 때,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아이패드 미니로 애플을 진단해보자. 어떠한 기사거리 없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며 애플에 접근해보자는 말이다.

 

시간이 흐르고 난 후 종이책을 대체할 수단으로 전자책이 도입되고 대중화된다면 여러변수들을 고려해봐야 한다. 가격부터 시작해서 제품의 디자인을 거쳐 크기까지 꼼꼼하게 비교할 터일 것이다. 7인치 태블릿이 크기상으로 볼 때 적합할지는 몰라도 사실상 아이패드의 축소형으로 볼 수 있는데, 종이책의 크기를 고려하였을 때 사용자의 부담감을 줄일 수 있는 크기로 접근하였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애플에 있어 유감스러운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잡스의 경우 아이폰을 구매하면 아이맥이라던지, 아이패드라던지 자사의 다른 제품을 구매할수록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마력을 발휘하였다. 아이패드 미니의 경우 어떠한가. 아직 아이패드가 없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라인업을 소개 시켜주면서 여러 구매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나 이미 아이패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아이패드 미니가 불필요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 적잖이 존재한다.

 

 

여기서 잡스체제와 팀쿡체제의 애플에 대해 미세하게나마 차이를 알 수 있다. 잡스는 제품을 만들어 낼 때 서로의 영역을 침해하는걸 극도로 싫어한다. 잡스가 아이폰을 만들고 나서 아이패드를 세상에 내놓으려 했을 때 아이폰과 다른 표현의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혁신을 꾀하려 하였고 실제로도 행하였다. 그가 10인치 패드를 고수하면 사람들로 하여금 아이패드는 무조건 10인치라는 인식을 가지게끔 하였다.

 

그런 와중에 아이패드 미니가 등장하였다. 잡스가 신임하였던 팀 쿡은 잡스와는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였고 종이책과 비슷한 크기의 아이패드 미니를 선보였다. 여기서 팀쿡의 성향을 엿볼 수 있는데, 과거에 팀 쿡이 애플의 COO로 있으면서 애플의 대외적인 외교를 할 때면, 그는 애플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방향으로 협상하고 타협하였다.

 

그런 자신의 성향을 이번에는 자사의 제품에 투영하였다. 아이패드 미니는 세상과 타협한 물건으로 애플에 몇 없는 일례에 들어갈만 하며, 팀 쿡이 잡스와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세상에 알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팀 쿡은 아이패드 미니를 통하여 무엇을 얻으려고 한 것일까. 세상과 타협을 하되, 아이패드 미니를 통하여 전자책의 규격을 정해버린다면 참으로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다른 태블릿 같은 경우에도 7인치 크기의 패드가 있으나 그런 것들은 E-Book의 개념을 명확히 하지 못하였다. 팀쿡은 전자책의 개념을 아이패드 미니로 도입하려 하였을까. (넉넉한 컨텐츠를 바탕으로) 겉보기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애플의 뼈아픈 과거사를 행여나 다시 겪게 될지도 모르겠다. 애플이 존 스컬리를 영입하고 그가 잡스의 자리를 찬탈하였을 때 애플2를 비롯한 비슷한 여러 제품을 만들어내어 회사를 유지하였다. 팀 쿡과 존 스컬리의 공통점으로 경영에서는 뛰어난 감각을 발휘한다는 점인데, 지난날처럼 경영에 지나치게 치우쳐져 만일 존 스컬리의 실수를 팀 쿡이 다시 범하게 된다면 암흑기에 들어갈지도 모를 일이다. 공장에서 콜라처럼 찍어내 회사를 유지할 수 없는 것이 바로 IT부분 사업이기 때문이다.

 

 

정리해보자. 팀쿡은 잡스의 철학과 자신의 경영학적 감각을 어느 정도 절충하여 애플을 이끌어 갈 것으로 보인다. 애플에 CEO로서 몸을 담고 있는 만큼 과거에 겪었던 암흑기를 스스로도 겪고 싶지 않을테니 말이다. 아이패드 미니로 대중뿐만 아니라 애플 내부에 대해서도인정받으며 더불어 전자책의 기준을 정하려는 일거양득의 의도가 다분히 보인다. 시도는 좋았으나 그 귀추는 아직 우리가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서두에서 언급하였듯이 어떤 일을 함에 있어 운이 절대적으로 따라줘야 하는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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